나의 이야기

사람이 그리운 날

하늘처럼1 2010. 4. 10. 06:03

 

사람이 그리운 날 / 강초선

 


마음 지독히 흐린 날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한 다발의 꽃처럼

 

목적 없이 떠난

시골 간이역에 내리면

손 흔들어 기다려 줄

한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우체통같이

내 그리운 마음

언제나 담을 수 있는

흙내음 풀냄새가 아름다운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하늘 지독히 젖는 날

출렁이는 와인처럼

투명한 소주처럼 취하고 싶은

오솔길을 들면 기다린 듯

마중하는 패랭이꽃 같은

제비꽃 같은 작은 미소를 가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빈 의자처럼

내 영혼의 허기 언제나 쉴 수 있는

등대 같은 섬 같은 가슴이 넉넉한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