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 -이창동
하늘처럼1
2010. 5. 15. 15:31
이창동의 <시> 영화를 보았다. 윤정희 주인공, 김용택 조연 등..
영화의 화면은 일상을 찬찬히 보여준다. 일상은 한 여학생의 자살로부터 시작한다.
윤정희의 손자가 여학생의 죽음에 관련되어 있는 엄청난 사건에 대해서도 잔잔한
우리의 일상을 보여준다.
자식의 범죄를 조용히 덮고자 하는 어른, 학교, 그리고 범죄자인 아이들..
평범한 일상은 우리 자신들의 죄를 조용히 은폐한다.
치열히 숨기고자 하는 모습도 아니다. 그냥 우리들 일상에서 늘 일어나는 작은 사건들을,
덮듯이 그냥 그렇게 조용히, 그렇다고 아주 비밀스러운 것도 아닌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들의 죄는 무엇인가. 죄를 지은 아이들을 낳고 길렀고, 죄를 지은 아이들을 방관했으며,
범죄를 미리 예방하지 못했으며, 죄를 지은 아이들이 죄인지조차 깨닫지 못하게 했다.
죄인은 물론, 죄조차 벌하지 않았으니 이 모두 우리들의 죄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큰 사건의 모습이 너무 평범하게 펼쳐져서 슬픈,... 영화이다.
뉘말대로 부조리와 부도덕이 도덕을 삼켜버린 모습을 이창동감독은 그려내고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