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로댕전

하늘처럼1 2010. 6. 20. 21:45

 

 서울시립미술관을 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로댕미술전이 시작한 지는 한참 되었는데 아직 못 가봐서 서울시립미술관을

 향했다.

 여전히 1층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2층 로댕전시장에 들어섰다. 로댕의 작품은 '신의 손' '생각하는 사람', '칼레의 시민' '지옥의 문' 등이 유명하다. 전시장에는 지옥의 문의 축소형, 각각 부분 부분을 떼어놓은 작품들, 생각하는 사람의 모형, 칼레의 시민 축소형과 그 부분의 떼어놓은 토르소 등이 있었다. 팡데옹에 빅토르 위고를 기념하는 기념상, 발자크 상이 있었고 에로틱한 로댕의 '키스'도 있었다.

 난 내가 보지 못했던, '신의 손'과 로댕의 '키스'를 보고픈 욕심에 갔었다.

 전시회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다소 실망이다. 지옥의 문이 의미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거나 부분적으로 축소하여 모형을 만든 것은 좋았다. 그러나 실제 로댕의 박물관에서 본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이 잊혀지지 않아서 이번 전시회에서 본 것은 기대에 못 미쳤다.

 빅토르 위고의 거대한 청동상은 맘에 들었다.

 내가 로댕박물관에서 보았던 것들을 사진에 올려놓고 그 때를 회상한다.

참 정갈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박물관이다. 날시는 더웠고 연못가에 놀던 4살 정도의 프랑스 아이가 참 귀여웠다는 기억이 있다.

 

 음....<키스>...아마 영원한 남녀의 로망?... 한용운의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도 있고 나처럼 종로 한 가운데에 있던 식당에서 한 무모한 키스도 있겠지..프랑스 노트르담 근처 한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차창 밖으로 보이던 젊은 프랑스 연인의 키스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실제 전시장에서 본 이 동상은 조금...웬지 아쉬웠다.. 다 만들어지지 않은 돌 때문에 그랬을까?.. 낭만이 사진처럼 묻어나지 않았다. 내가 좀 컨디션이 별로였나?..

 

 로댕박물관에 있던 생각하는 사람이다. 거대한 동상앞에서 사진을 찍었었다. 옆에서 본 생각하는 사람도 괜찮다. 무엇을 생각할까?..

천국과 지옥을 생각한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사람들이 생각을 너무 안 한다고 하는데.. 이 동상은 영원히 생각하네...

 

 로댕박물관에 있던 지옥의 문이다. 가운데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추락하는 사람, 탐욕과 욕망을 의미하는 동상, 등등이 있다. 여기서는 너무 커서 일일히 살펴볼 수 없었는데 전시회는 너무 멀어?..너무 작아?.. 축소형이 어쨌든 맘에 안들었다. 로랭이 실제 만들었든, 그렇지 않았든.

 

  이 사진은 위의 지옥의 문보다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단데의 신곡에서 나오는 것을 묘사한 것이라니..신곡을 다시 읽고 감상하여도 좋겠지.

 

 <칼레의 시민>이다.

 다음 백과사전에 있는 칼에의 시민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1347년, 영국 도버시와 가장 가까운 거리였던 프랑스의 해안도시 칼레는 다른 해안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거리상의 이점 덕분에 집중 공격을 받게 된다. 이들은 기근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1년여간 영국군에게 대항하나, 결국 항복을 선언하게 된다. 처음에 영국의 왕 에드워드 3세는 1년 동안 자신들을 껄끄럽게 한 칼레의 모든 시민들을 죽이려 했으나, 칼레측의 여러 번의 사절과 측근들의 조언으로 결국 그 말을 취소하게 된다. 대신 에드워드 3세는 '칼레의 시민들'에게 다른 조건을 내걸게 되었다.

'모든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허나 시민들 중 6명을 뽑아와라. 그들을 칼레 시민 전체를 대신하여 처형하겠다.'

모든 시민들은 한편으론 기뻤으나 다른 한편으론 6명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고민하는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딱히 뽑기 힘드니 제비뽑기를 하자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상위 부유층 중 한 사람인 '외스티슈 드 생 피에르'가 죽음을 자처하고 나서게 된다. 그 뒤로 고위관료, 상류층 등등이 직접 나서서 영국의 요구대로 목에 밧줄을 매고 자루옷을 입고 나오게 된다. 그 '상류층 6명'의 희생으로 모든 '칼레의 시민들'은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맨 처음 이것이 프랑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대표적으로 나타낸다고 한다. 과연, 우리나라의 상류층은 이 정신을 가지고 있는가?.. 의문이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가장 먼저 나서고.. 자기의 이익이 곧 국가의 이익으로 포장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상류층의 다수일 것이다. 예를 들어 월 몇천만원의 월세 수익을 받는 사람들이 종합부동산세가 부자들의 자본을 침식하는 압살적 세금이라고 왕왕 들고 일어나 결국 감세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집 없는 사람들, 조그마한 집 한채 있는 사람들은 왜 반대를 하였나. 언젠가 그들도 많은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랑스가 부럽다.

 

  <칼레의 시민>을 제작한 로댕에게 물었단다. 왜 그들 표정이 그렇게 고통스럽냐고... 비록 자기들이 죽음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그들도

 죽음이 두려운 인간이라고. 그래서 고통스러운 얼굴을 표현했다고 한다.

 

 프랑스 로댕박물관에서는 보지 못한 것을 이번 전시회의 '칼레의 시민' 축소형에서는 보았다. 밧줄.... 그들 목에 걸려 있는 밧줄을 왜 나는 거기서 보지 못했을까..

 

 로댕하면 까미유끌로델이 생각난다. 로댕의 연인이자 제자였던 그녀. 로랭의 지도를 받았지만 스승에 버금가는 실력을 가졌다던 그녀.

 로댕을 너무 사랑하였기에 정신병원까지 입원하여 쓸쓸히 죽어갔다던 그녀... 로댕이 까미유클로델의 작품을 도둑질했다는 설도 나돌게 하는 그녀...

 

 

 그렇게 로댕전시회를 보고 왔다. 그런데 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