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노동조합이란..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쓴 <길은 복잡하지 않다>에서는 현대중공업에 제대로 된 노조가 자리잡기 전의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다.
1980년대 초반 현대중공업에서는 대부분 특전사나 해병대 출신의 경비들이 '바리깡'을 들고
정문에 서서 출근하는 노동자들의 머리를 검사했는데 그 기준은 없었다.
그저 경비들 보기에 단정하냐 아니냐가 중요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고속도로'를 만들었다. 경비들은 머리검사뿐만 아니라 복장검사, 출퇴근 체크, 출입증 확인, 퇴근시 몸수색을
실시하며 노동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대부분 노종자들은 아무말도 못했다. 회사는 늘 '우리는 한가족'이라고 강조했지만, 그 가족은 욕설과 폭행에 의해
움직이는 '불량가족'이었다. 대학을 마친 20대가 기사가 50대 노동자들에게함부로 대해도, 관리자 식당에만 에어컨을
틀고 현장노동자 식당에 선풍기만 돌려도, 노동자들은 찍소리도 할 수 없었다. 노조가 생기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노조가 생기고 4년이 지나자 300%차등지급하던 상여금이 600% 일괄지급으로 바뀌었다.
현대중공업이 노조가 파업을 할 때마다 곧 회사가 망할 것처럼 떠들던 보수언론의 주장이 옳다면 회사는 망해도 열번은
망했어야 했다.
노동조합이 늘 착하고, 국가권력과자본가는 늘 악하다는 이분법식은 옳지 않다. 노동자들의 임금상승으로 경쟁력 상실이
수출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국가권력과 자본가들은 주장한다.
사람들은 돈만 들어가면 일하는 기계가 아니다. 비정규직으로 자리를 불안정하게 만들면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이다. 불안한 입장에서 만드는 상품이 어찌 완전하겠는가
-불편해도 괜찮아/김두식/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