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고비아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가는 버스를 탔다. 서둘러 집을 나선다 하였지만 민박집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나오니 많이 늦어진다.
처음 만난 성당이다. 닫혀 있다. 그러나 흙빛의 소박한 성당이 맘에 와 닿는다. 고즈넉한 느낌이 가슴에 와 닿는다.
로마수도교다. 돌을 접착제 없이 쌓았단다. 둥그런 문들이 좋다. 위에는 물이 흘렀다 하니. 물 대접이 귀하다. 사람보다 위에 있으니..
예전에는 사람들이 없었을까?..
가게앞에서 사진을 찍다. 두마리의 새끼돼지가 웃는 낮으로 벌러덩 누워있다. 재밌다.
어느 건물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세고비아를 그렸다. 색깔이 은은하다. 엉거주춤의 자전거 탄 아저씨가 눈에 들어온다. 회색의 돌바닥은 그래도 이곳이 좀 번화가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저 앞의 동상이 뭐지?... 아는 게 너무 없다.
세고비아의 카테들락 모습이다. 카테들락은 대성당을 뜻한다나.. 지붕끝이 화려하다. 뾰족한 탑들이 탑마다 멋을 낸 모습이다.
카테들락 안의 모습이다. 금칠로 화려하다. 기둥마다, 천장마다 모두 새기고 또, 새겼다. 금칠도 하고 또 했다. 그래도 좋다..여기는..
여기도 어느 성당이다. 단지 겉만 훑어보고 지나간다. 앞의 두 여인은 나와 처음부터 동행한 자와 첫 민박집에 만난 밝고 씩씩한, 그리고 당찬
젊은 처자이다.
백설공주 성(알카자르)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꼭 본 모습이다. 익숙한 모습.. 백설공주가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았어요..라는 동화의 결말을 생각하며 내가 잠잘 때 나를 깨워 백마를 태워줄 얼굴 모를 그 누군가를..잠시 꿈꿔 본다..
. 그 멀리는 평원..그 가운데 마을..가까이도 초록 평원..그 가운데 마을..흙빛의 평원도
평화롭고 초록 숲도 평화롭다..그 가운데 마을을 보니..한편의 동화가 나올 법 하다.
새끼돼지고기다..다리 한쪽 혹은 가슴 한쪽씩 담아온다. 우리나라 돼지족발 모습에 익숙한 터라 그 모습이 싫지 않다. 먹어보니 딱 닭고기 맛이다. 난 잘 먹었다..허나 남들은..
로마수도교를 오른쪽으로 하고 마을 윗쪽을 정면으로 찍어보았다. 처음에 이 곳에 도착했을 대는 눈이 휘둥그레 졌었는데 그도 두세번 보니
여유로움이 생긴다. 또 온마을을 몇시간 걷다가 마을에서 내려올 때 로마수도교의 기둥마다 기다란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제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새끼돼지다..그 자세가 걸작이다..좋아서 깔깔 웃는 듯하다..
카테드락 안에서 찍은 모습. 이런 모습 하나쯤은 찍어주어야지..
윗마을에서 아랫마을을 찍어보았다.
저 멀리 있는 마을도 클로즈업해서 찍어보고..
돈키호테의 기사도 찍는다. 돈키호테가 머물렀던 라만차를 생각하며..
그가 외쳤던..이룰 수 없는 꿈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생각하며...그 모두를 얻을 희망을 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