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

강물은, 변절도 아름답다

하늘처럼1 2011. 4. 25. 21:58

 

강물은, 변절도 아름답다

 

-김윤배-

 

불게 물드는 교각 사이로 해가 진다 강물은

네가 맴돌던 자리를 떠나 천천히 흐른다

잔업 있는 날은 네 노래 들으며 처녀애들

철없이 물드는 연분홍 손톱 물어 뜯었다

더는 꿈꿀 수 없게 된 내일을 물어띁어

네 노래 자주 마디 잘리고

애써 웃음 주었을 네가 저 물길 어딘가를

흐르며 강물 온통 슬픔으로 일렁이게 한다

강물은, 변절도 아름답다

강물 몸빛 바꾸어 흐른다 강안 풍경들이

천천히 굳어지고 강물 어둠의 등을 꿈틀대며

흐른다 흐르며 여린 꽃잎 강안으로 밀어낸다

 

-****

 한강이 참으로 넓다는 생각을 했다. 그 위용이 찬란하다는 생각을 했다

구비구비 강변을 따라, 여의도를 가는 길을 따라 가다보니

한강의 물은 출렁였고 그 기운은 웅장하였다.

 구비구비치는 낙동강을 사진으로 본 적이 있다.

이제 그 풍경이 없어진다고 한다.

그때는 강물의 변절은 슬플지도 모르겠다.

 물이 있어 흐르는 곳

 물 때문에 있는 곳

 넘실넘실대는 강을 따라 가이없이 걸어도 좋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