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

음악

하늘처럼1 2011. 5. 29. 20:23

<음 악>

 

-이성복-

 

비오는 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느낌

지금 아름다운 음악이

아프도록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곳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왔다는 느낌

굳이 내가 살지

않아도 될 삶

누구의 것도 아닌 입술

거기 마른 내 입술을

가만히 포개어 본다

 

<호랑나무가시의 기억> 1993,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