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
높은 나무 흰 꽃들은 燈을 세우고 8
하늘처럼1
2011. 6. 7. 23:01
높은 나무 흰 꽃들은 燈을 세우고 8
-이성복-
셍 제르멩 앙 레이의 육중한 교회 기둥 앞에서 내
려다보면 오래 된 시청 건물의 금시계, 검은 시침과
분침은 중세의 칼날 같다 근처 공원에는 마로니에나무
들이 빛나는 창 같은 흰 꽃을 세우고 지나가는 아가씨들의
불쑥불쑥 솟은 유방은 공격적이다 이곳에서
나는 욕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하루가 얼마나 길까 생각해본다
또 날으는 새들의 흰 배를 지켜보면서 욕망의 몸집이 얼마나
가벼운가를 생각해본다
=호랑가시나무의 기억/이성복/문학과 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