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밑바닥 사람들

하늘처럼1 2011. 6. 20. 06:46

밑바닥 사람들/잭 런던

 

잭 런던의 밑바닥 사람들은 문학작품이 아니라 르뽀형식의 사회상을 고발하는 책이다.

저자가 영국의 음지인 이스트앤드를 찾아들어간 것은 영국이 번영하던 1900년대였다.

단아하고 신사적인 영국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이스트앤드에는 거리부터

냄새부터 달랐다. 사람들이 기거하는 곳은 침대만 달랑 하나 있는 하숙집,

그것도 주야로 교대로 임대받는 그러한 곳이었다. 그러나 그 곳도 사정이 나은 편.

잘 곳이 없어 거리에서 자는 부랑아, 그들은 부랑아가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다.

어느날 잘 다니던 직장에서 두 다리를 잃고 갑자기 길거리로 내몰린 가장.

그에게 일자리는 없었고 이스트앤드라면 혹시 있을까하고 찾아들어온 곳.

그 곳도 많은 사람들에 비해 일자리는 극히 적어 일 없이 굶기를 밥 먹듯 하는 시간들이

태반이다. 거기 사람들 모두가 그렇다. 밤에 길거리에 자는 것은 불법이라 밤새 시뻘건

눈으로 잘 곳을 헤매다 아침 무렵에서야 벤치에서 눈을 붙일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잘 수 있는 구빈원은 자리가 없어 그 밤을 자려면 낮부터 줄을 서고 있어야 하고

줄을 서다보면 일자리를 포기하여야 하고 일자리를 찾다 헤매면 잠자리와 그날 먹을 것을

헛탕치는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병이 들면 길걸리에서, 혹은 그들의 좁은

숙소에서, 구빈원에서 숨을 거둔다.

 한 평도 안되는 곳에서 가족과 생활하고 아이들은 태어나자 마자 죽는 경우가 절반,

그 아이들도 일년이 안되어 죽는 아이가 또 절반, 그 아이들 중에서도 다섯살이 안되어

죽는 아이가 또 절반이다. 이는 해롯이 학살한 아이보다 많은 수치이다

그들이 게을러서 거기 온 게 아니다. 그들의 부모가 거기서 생활했기 때문에.

갑자기 직장을 잃었기 때문에, 그들은 사람사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참혹한

그곳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일거리를 찾느냐고 하루 종일 헤매었고

그들은 잠자리를 찾느냐고 하루 종일 바빴다.

그들의 모습은 1920년대 대공항이 오기전 번창한 영국의 모습이었다.

 

이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다. 아침 혹은 저녁이면 뉴스에 나오는 낮설지 않은

모습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소득이 높아지는데도 이런 음울한 사회 한 쪽이

여전히 자리잡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일자리가 없어 일자리를 보장하라고 외치다 떨어져 죽는 사람들, 일자리때문에 피곤을 무릎쓰고

밤새 포크레인을 파다가 과로에 갑자기 죽는 사람들. 그게 우리들의 모습이다.

세계 경제 몇 위라는 떠들고 자랑하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20억이 넘는 집에서 살고, 100채 넘는 집을 소유하고

고급물건은 날개 돋힌 듯이 팔리는 그런 나라에서 사는 우리들이 아직도 분배를 하기에 우리나라는 가난하다고

외치는 그런 사람들이 우글우글한 그런 나라의 모습이다. 

 

잭 런던은 산업화는 오히려 불행한 사람들을 더 많이 양산하고 있다고 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