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가면 문턱 없는 밥집이 있다.
이 밥집은 외국인 근무자, 도시빈민자들을 위해서 열은 밥집이다. 깨끗한 식당안은 산뜻한 느낌이 든다.
저녁은 고급의 한정식 메뉴가 있지만, 점심은 유기농으로만 만든 야채를 반찬으로 하는 단일메뉴만 있다.
비빔밥이다. 커다란 사기그릇에 썩썩 비벼 먹는다. 동치미 한그릇, 다 먹으면 누룽지밥을 먹을 수 있다.
먹는 사람들은 자기그릇을 깨끗이 비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깨끗이 닦아야 한다. 절에서 스님이 하는
그릇을 되독록 깨끗이 닦아 먹는다. 가격은 1천원이상이다.
이 밥집은 말 그대로 문턱없는 밥집이다. 어려운 사람들 밥 한끼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는 손님이 많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수입은 적어진다. 왜냐면 어려운 사람이
더욱 많이 오기 때문이다.
이 밥집은 그 건물의 3층에 있는 민족의학연구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철학자이면서 전 충북대 철학교수인 윤구병님, 호서대교수인 김교빈님 등의 철학자와 여러 의사, 정치가 등이 모여 민족의한연구원에 동참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동의보감을 토대로 하여 약초를 이용하여 치료할 수 있는 민간요법을 중심으로 관련 책을 만들 계획에 있다. 최근 '약 안쓰고 병고치기' 책을 출판하고 있다. 김교빈 교수는 과거 150가지 넘었던 약초가 점점 사장되고 현재는 4-50가지 정도만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사람이 사는 모양은 가지가지이다. 윤구병교수는 그 전력 또한 참 특이하다. 충북대 철학과 교수를 갑자기 그만두고 변산반도에 공동체마을을 만들어 운영하였다. 변산공동체에서 농사지은 야채를 문턱없는 밥집에서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흔히, 사회에서 명예롭다고 생각하는 교수직을 뿌리치고 그가 선택한 것은 '같이 사는 사회'였던 것 같다. 끊임없이 같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는 애쓴다. 변산공동체, 민족의한연구원, 문턱없는 밥집, 그 옆의 재활용가게, 등등.. 그의 철학강의는 간단하다. '있는게 있는 거고 없는 게 없는 거라는' 존재론에 대한 강의 첫 마디는 매우 인상적이다.
김교빈철학교수 또한 참으로 존경스럽다. 젊은 시절 중학교에서 짧은 기간동안 선생님을 하였지만 그의 열정적 지도는 아직도 그 당시를 이야기할때 학생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화제로 떠오른다. 선생님이란 저 정도는 되어야지 하는 모습을 보여준 모델이라고나 할까. 오랜 야학선생님으로, 노동자들의 정신적 지주로,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등.. 지금 다수의 학자가 자기의 안위만을 위해 투쟁하는 모습과 현저히 대비하여 사회문제에는 침묵하는 보여주는 것과는 참으로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특별한 사람들 주위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모인다. 그들은 특별한 것을 추구한다.
<같이 잘 살자>..얼마나 아름다운 삶을 위한 투쟁인가..그들은 아름답다..
그들의 야망은 아직도 크다..어떻게 하면 더 많은 민간요법 책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위적이 아닌 자연적인 방법으로 병을 치유하고 예방하고 다스리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더 많은 노동자들의 편안한 삶을 위해 어떠한 사업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을 어떻게 하면 보호할 것인가..등등에 대한
고민... 이들의 고민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사람과 만나는 일은 설레이는 일이다...나는 지난 토요일 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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