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그리스인 조르바에서--믿음

하늘처럼1 2010. 11. 18. 21:52

 

 

나의 할배 역시 나와 똑같은 난봉꾼이었지요.

 

 이 늙은 난봉꾼께서는 성지를 순례하시고 하지가 되었답니다.

 

평생 좋은 일 한번 해본적 없는 염소도둑 친구가 할배가 오자

 

<그래, 이친구야, 성지를 다녀왔으니 성스러운 십자가 한 조각이라도

 

 뜯어 왔으렸다?>

 

<물론이지, 이 사람아 오늘 밤 우리 집에 와>

 

 저녁에 그 친구가 오자

 

 할배는 벌레 먹은 문설주에서 나무를 조금 떼어 냈어요

 

쌀알보돠 크지 않은 것을 보드라운 천 조각에 싸시더니

 

 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리고 의식을 치렀어요.

 

 그 친구 그 나뭇조각내용은 모른 채 엎드려 절하고 끈으로 꿰어 목에다

 

 걸고 다니더니 사람이 싹 달라졌어요..

 

만사는 마음 먹기 나름입니다.

 

믿음이 있습니까? 그럼 낡은 문설주에서 떼어 낸 나뭇조각도 성물이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나요? 그럼 거룩한 십자가도 그런 사람에겐 문설주나 다름이 없습니다..

 

나는 뇌의 기능이 더할 나위 없이 거칠고 대담한, 정신은 누군가가 건드릴때마다

 

불이 되어 타오르는 이 사나이에게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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