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

하늘처럼1 2011. 4. 18. 07:01

 

   비
                  -이병기-

 

  짐을 매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 날,
  어둔 새벽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비,
  내일도 내려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시오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내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도 더하오.

  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반가운 빗소리라.
  매어 둔 짐을 보고는 눈을 도로 감으오.

 

  **이 시인은 비가 와

     님 못 떠나게 되어

     안심하나

     난 비가 와

     혹여 오려던 님

     맘조차 뒤로 물릴까

     한숨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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