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하늘처럼1 2013. 9. 22. 22:49

 

 

다시 강신주를 만났다.

그를 만나는 것은 책에서다.

 

그 당당함 좋다.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은 투박한 책 겉표지에도 불구하고

강신주라는 아이콘에 의해 충분히 유혹적인 책이다.

 

지승호가 묻고 강신주가 답한 책이다.

 

그간 강신주의 여러책에 쓰여있는 글들이 이 책에 많이 묻어났다.

그리고 쓰여있지 않았던 강신주의 생각도 이 책에 실려있다.

 

그래서 좋은 책, 좋았던 책이다.

그의 생각을 읽고 말을 듣고..하는

 

에필로그에 쓰여있던 강신주의 말처럼

지승호라는 기자?의 능력이 많이 묻어나 있는 책이다.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가을 찾아서>에 나오잖아요. 한 사람이 죽을 때 하나의 세계가 없어지는 거다.

한 사람이 탄생할 때 하나의 세계가 탄생한다. 그게 인문정신이예요."-47쪽

 

"결국 인문학 고전을 읽는다는 건 나의 삶이 어떤 철학자나 인문학자에 육박해 들어가는 건데,

내가 시를 못 읽어내고 영화를 제대로 못 보고 철학 책으 ㄹ제대로 못 읽는다는 건 그만큼

내 삶이 심화되지 않았따는 거예요"-55쪽

 

"사람들은 서럽기 때문에 기다림을 포기합니다. 기다림을 포기하면 행복도 함께 없어진다고 하셨는데

기다리다 지쳐서 좋은사람에 대한 기다림도 좋은 사회에 대한 기다림도 포기하는 건데,

어떻게 버텨야 할까요?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면 돼요, 고도 안 나오잖아요. 그래도 뭐가 오긴 오잖아요"-85쪽

 

"좋아하면 기다릴 수 있어요. 그 기다림에서 스스로를 알게 되죠.

아, 내가 이사람을 좋아하고 있구나..하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너였다가/너였다가, 너일것이었다가/다시 문이 닫힌다.

황지우 시인이 누굴 기다린 건지 아세요? 돈을 받기로 한 후배를 기다리는 거였어요."-103쪽

 

"인간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해요

자본의 논리도 우리에게 내일은 있다이고 종교의 논리도 우리에게 내일은 있다는 거예요

오늘이 수단이예요.

인문학은 자기 긍정, 자기 애정이예요. 하루하루가 다 행복해야죠"-109쪽

 

"인간에게 단 한번의 혁명이 있는데 아버지 어머니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인류에게도 단 한번의 혁명이 있는데, 모든 사람이 주인이 되는 거예요"-125쪽

 

"일부러 연락 안하는 사람, 그 사람들만 남쪽에 남은 거예요"

 

"김소월이 키스 한 번 안해봤다는데 전 재산을 걸어요

윤동주도 마찬가지지요.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는데 어떻게 키스를 해요.

 

김선우의 시는 건강해요.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여성이 자기욕망이나 에로티시즘을 표현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198쪽

 

"사기의 <진시황본기>를 보면 진나라는 귀족과 평민에게 똑같이 법률을 적용해요.남자와 여자도 같고요"-258쪽

 

"예전에는 학교에 가면 제주도 출신, 전라도 출신, 강원도 출신 등등 많았는데

지금은 강남을 중심으로 교육제도를 만들죠. 자기들의 부와 권력을 교묘하게 세습되게 만들어서 신분사회가 되었죠"-262쪽

 

"국가는 대립구도가 있어야 되죠. 적과 동지라는 구도를 무력화하려면 적과 동지의 범주를 없애면 되요

적을 없앤것은 묵자이고 예수예요. 그래서 예수는 유태인에게 처형되죠. 로마인도 사랑하라고 하였기에,

동지를 없앤 것은 양자예요. 뭉치지 말자. 나만 위하면 된다. 이것이 양자지요."-273쪽

 

"<예기>에서는 예는 민중에게까지 내려가지 않고 형은 대부에게까지 올라가지 않는다고 되어 있죠. 즉,

귀족끼리는 육체적 형벌을 가히지 않죠. 그러나 진시황에서는 예가 없어지죠"-282쪽

 

"정의를 구현한다고 하면서 과도한 액션을 취하면서 진짜 센 사람한테는 안 그러죠,

학력문제로 타블로를 공격했던 사람도 진짜 학력이 문제가 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안 거드리죠"-387쪽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다면 자살하지 않아요. 지금의 공동체는 상상의 공동체예요.

진짜 공동체가 되려면 냉장고가 없어야 해요. 음식을 저장할 수 없으면

사람들은 자기 음식을 나눠주죠. "450쪽

 

"옛날에는 돈이 있으면 부피가 있어 만족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은행에 전산으로 저장하니 결핍이 있어요.그래서 소유욕이 더 생기죠.

좋은 방법은 10원짜리만 유통시키는 거예요. 그 부피가 너무 무거워서 소유하기 힘들게

아니믄, 3개월마다 은행에 입금시켜 놓은 돈을 리셋시키는 거예요"-452쪽

 

**

이 책말미에 강신주의 어린 시절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가난했던 시절, 그러나 글쓰기를 잘하면서 주목받던 시절, 그러면서 사랑받기 시작했던 이야기이다.

찡하다.

 김수영을 위하여를 읽어야 겠다.....

 

나는 강신주를 위하여, 그리고 나를 위하여 오늘 이 블로그를 쓴다..

 

 

***강신주는 말한다. 인문학은 사랑이며 자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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