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사의 현실은 근대화=서구화라는 검증되지 않은 등식에 의해 지배되었다. 상당수의 조선식자들이 <근대화=서구화>라는 등식에 부지불식간에 또 하나의 가치를 얹어 <근대화=서구화=기독화> 라는 것을 생각했다.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이 가치관을 수용하든 하지않든간에 대부분의 한국식자들이 인류의 역사를 서구중심으로 생각하고, 모든 인류의 경험의 축적의 형태가 오로지 그들이 생각하는 서구적 근대의 가치를 발현하기 위한 목적론적 체계라고 인지하는데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감증세는 일차적으로 무지에서 온다. 그들의 무지는 의도적 무지가 아니라 별다른 정보가 부재하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매우 상식적인 현실이다.
이러한 상식적 현실이야말로 가증스럽고 가공스러운 것이다.
비의도적 무지는 아무 곳에서나 쉽게 별 저항없이 침투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땅의 젊은이들의 가치관과 비젼을 형성하는 교과서가 모두 그러한 왜곡된 서구중심의 역사기술,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모든 무형의 가치기술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는 것이다.
좌우이념의 말초적 시비는 있으되, 이러한 거시적이고도 본원적인 문제에 대한 대책이나, 새로운 인식이나, 정보의 발굴은 없는 것이다.
서양역사가 인류사의 주류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모든 텍스트를 장앙하고, 철학사, 건축사, 음악사, 미술사, 문학사 등등의 모든 개론이 그에 준하여 기술되고 있다..
- 논어한글역주1:김용옥저. 동바고전한글연주대전, 16~17쪽에서-
이래서 난 도올 김용옥을 학자라 하고 사상가라 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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