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인간이 만든 세계이지만 또, 인간이 기계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이기도 하다.
물론 환경뿐만 아니라 사고와 정서까지도 말이다.
참으로 떠들썩한 살인이 났다고 하자.
살인범은 그 방법에 있어서 원시적이었겠지만 그에 대한 정보를 퍼뜨리는 자는
온갖 과학 수단을 다 동원한다. 대도시 뿐만 아니라 초원지대의 외로운 농가나
록키산맥의 노숙자에 이르기까지 라디오가 온갖 첨단 정보들을 퍼뜨리고
그 결과 특정한 날 전국 모든 가정의 대화가 절반이 똑같아진다는 것이다.
내가 기차를 타고 평원을 달리고 있을 때 확성기를 통한 광고를 벗어날 수 없었다.
나는 버지니아 울프를 읽으려 했지만 끝끝내 광고가 승리를 거두었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버트런드 러셀/송은경역/사회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