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푸른 밤 -나희덕-

하늘처럼1 2020. 10. 14. 10:34

푸른밤

-나희덕-

너에게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찾아 혼자 걸어날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세상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네개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도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금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감성치유 라이팅북/58-60

'책과 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라짐, 맻힘 -김현  (0) 2020.10.20
역사의 역사-유시민  (0) 2020.10.19
세상물정의 물리학  (0) 2020.07.13
역사의 끝까지  (0) 2020.07.11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김누리  (0) 202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