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밤
-나희덕-
너에게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찾아 혼자 걸어날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세상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네개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도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금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감성치유 라이팅북/5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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