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하늘처럼1 2012. 10. 2. 01:19

알베르카뮈에 관한 논문을 유명하다는 김화영의 저서이다.

 

김화영의 성은 대부분 프랑스의 성이다.

 

그 가운데 내가 간 성은 앙보아즈서와 클레위세 성..

 

성에 관한 이야기책이다.

 

모든 비밀 속으로 지금은 햇볕과 바람이 드나든다, 문이 열린 비밀은 이미 비밀이 아다.

관촹책이 찾아가는 성은 이미 성은 아니다-29쪽

 

 

이젭터 떠나야 할 사람은 당신 자신이다,

우리들 각자가 박명의 적막 속으로 첫발을 내딛으면

저마다의 성관 속에서 둔탁한 벽시계들이 차례로 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시계소리가 저마다의 적망의 시간이다

성은 그 사간으로 지어야 한다

 

저물어가는 여름 바닷가에서 진종일 지었던 모래의 성

황혼의 시간이 오면 바닷물이 밀려와

그성을 허물어버린다

 

그 참다운 성은 모래성을 무너뜨리던 그 시간의 파도로 짓는 것이다. -29쪽

 

 

-아 사람의 개인적 경험들이 우글거리는 머릿속이란 야르하기도 해라!-31쪽

 

-그대들은 ㅅ랑이 과연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스스로의 속에 죽어서 타인의 속에 사는 것이다-오노레 뒤르페의 사랑의 철학-33쪽

 

성의 방문이 가능한가 묻자 신사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참 유감스럽게 되었습니다, 어제 이 성을 관리하는 성지지가 죽었답니다

멀리서 찾아온 당신에게는 참 안되었습니다만 프랑스 전체에 사망소식을 전할 수도 없는 처지였으니까요.-41쪽

 

어머니는 전복 조개의 홈이 파진 껍질 속에 박아서 찍어낸 듯한 마들렌느라고 불리는 길이가 짧고 볼록한 과자를

가져오게 했다..마들레느드 과자를 적셔 녹인 차 한 숟가락을 입술로 가져갔다.

그러나 과자조각이 섞인 그 한모금이 엿바닥에 닿은 순간 나는 전율하면서 나의 내부에서 일어난 범상치 않은 그 무엇에

바작 긴장하게 되었다. 무슨 까닭에서인지도 알 수 없는 어떤 감ㅁ로운 기쁨이 분리되어 나와서 나를 엄습했다.

그것은 마치 사랑이 그렇게 하듯,

인생의 우여곡적들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삶의 재난들을 무해하게 하고

그 덧없음을 착각인 것처럼 만들어주면서 내 속을 귀중한 실체로 가득 채워주었다...

 

내가 찾고 잇는 진실은 차 쏚예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부에 있는다는 것이 확실했다...

 

-프로스르트의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인용- 프로스트의 콩브레편..65쪽..

 

절대적 침묵의 시간이 오거든 '성!'하고 발음해보라.

세게처럼 우뚝 선 자태가 보일 것이다. 우리가 모두 사라지고 난 후에도

무너지지 않고 묵묵히 서 있을 성은 우리를 참으로 절망하게도 한다.-앙제성 편 92쪽.

 

사랑도 욕망도 번뇌도. 그 깨어져버리는 사랑스럽고 연약하고 덧없는 생명을 위하여 인간은 수세기에 걸쳐

대사원을 짓는 것이리라.

우리의 사랑도, 우리의 고통도, 우리의 애틋한 그리움도 다 쓸어가버리는 세월의 저 불가항력적인

파도를 막어보려는 듯 인간은 방파제처럼 돌로 성벽과 탑을 쌓은 것이리라.-256쪽.

 

뿌연 새벽길로 낙타가 수레를 끌고 하염없이 지난다.

등에, 앞가슴에 갓난아기를 끌어안고 업은 아낙들이 파리떼처럼 달려들며 손을 벌린다.

오오 내가 석가모니였더라도 출가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인도편 351쪽

 

마사이 마라에서 기구를 타고 해든 새벽의 초원을 굽어보지 못한 채, 그 이슬 젖은 초원에

내려 부겐베리아 꽃잎을 띄운 삼페인을 마셔보지 못한 채,

인생을 그만 다 흘려보낸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미안함의 건배!

그리고 이제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못할 이 빛나는 순간만을 위하여 건배!

 

여행의 참맛은 무엇보다도 '낯섦'에 있다.

낯섦 못지않게 '고독함'에 있다.

혼자 더나는 여행은 다름아닌 자신과의 대면이다.

우리는 깊은 사색이나 수련을 거치지 않고도 돌연 형이상학적 차원으로 옮겨진다.- 392쪽.

 

여행길에서 우리는 이별연습을 한다. 삶은 이별의 연습이다.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보게 될 얼굴, 다시는 만날 수 없을 한 떨기 빛.

여행은 우리의 삶이 그리움인 것을 가르쳐 준다.-마지막쪽

 

**

성..그것만으로 이책은 매우 유혹적이다.

 

 

 

 

'책과 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노키오는 사람인가, 인형인가?  (0) 2012.11.21
박사가 사랑한 수식  (0) 2012.11.15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0) 2012.08.24
한나아렌트  (0) 2012.08.21
책은 도끼다  (0) 2012.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