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 아래 잠들다 도화 아래 잠들다 -김선우 동쪽 바다 가는 길 도화 만발했길래 과수원에 들어 색을 탐했네 온 마음모아 색을 쓰는 도화 어여쁘니 요절을 꿈꾸던 내 청춘이 갔음을 아네 가담하지 않아도 무거워지는 죄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온당한가 이 봄에도 이 별엔 분분한 포화, 바람에 실려 송화처럼 진창을 떠다.. 시와 나 2011.04.18
도화 아래 잠들다 도화 아래 잠들다 -김선우- 동쪽 바다 가는 길 도화 만발했길래 과수원에 들어 색을 탐했네 온 마음모아 색을 쓰는 도화 어여쁘니 요절을 꿈꾸던 내 청춘이 갔음을 아네 가담하지 않아도 무거워지는 죄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온당한가 이 봄에도 이 별엔 분분한 포화, 바람에 실려 송화처럼 진창을 떠.. 시와 나 2011.04.18
한 잎의 여자 <한 잎의 여자 > = 오규원 =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시와 나 2011.04.17
산중문답 <산중문답> -이원규- 으름덩굴 짙푸른 그늘 아래 한 평짜리 대나무 평상 에프킬라를 버리고 구례 장터에서 사 온 모기장을 쳤다 닭장에선 암탉이 울고 얼마나 울었는지 토끼장의 토끼는 두 눈이 빨갛다 모기장 속에 드러누워 낮잠을 자려다 모기장 밖의 모기와 두 눈이 딱 마주쳤다 배고프나, 약오.. 시와 나 2011.04.17
내 젊음의 초상 내 젊음의 초상 -헤르만 헤세- 지금은 벌써 전설처럼 된 먼 과거로부터 내 청춘의 초상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지난 날 태양의 밝음으로부터 무엇이 반짝이고 무엇이 타고 있는가를 그때 내 앞에 비추어진 길은 나에게 많은 번밈의 밤과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그 길을 나는 이제 다시는 걷고 싶지 .. 시와 나 2011.04.13
편지 편지 - 김용택 - 봄비 오는 날 뭐 한다요 책을 보다 밖을 보면 비가 오고 비에 마음을 빼앗겨 넋을 놓고 비를 보다 비 따라가던 마음이 문득 돌아보면 다시 책을 봅니다 그러다가 문득 돌아보면 다시 책을 봅니다 그러다가 내 마음 나도 모르게 움직여 도로 그리 간답니다 시방 뭐 하시는지요 나는 오늘 .. 시와 나 2011.04.13
꽃 지는 저녁 꽃 지는 저녁 정호승 꽃이 진다고 아예 다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 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시와 나 2011.04.12
길 길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 시와 나 2011.04.12
선운사 선운사 -송창식-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 시와 나 2011.03.19
봄의 정원으로 오라 <봄의 정원으로 오라> -잘랄루딘 루미-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시와 나 2011.03.17